일시: 2010년 4월 25일(일)
코스: 가거도 항리마을(2구마을)-삿갓재-KT안테나-능선전망대-가거도항(대리마을)
전에 업무 차 몇 번 들른 적은 있지만 이번에 찾아간 가거도 독실산(639M)은 나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시간적 여유가 좀 있어 산행을 하게 된 것이 가장 기뻤으며 또 한편 마을 주민들에게 봉사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 또한 보람찬 것이었다.
가거도는 능히 사람이 살수 있는 섬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말뜻으로 보면 그만큼 살아가기 힘든 곳이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풍광 속에 묵묵히 살아가는 주민들을 보고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멀리 바다에서 본 가거도의 모습은 하나의 거대한 산이었다. 독실산 정상에서 좌우로 쭉 뻗은 주 능선 자체가 산맥을 이루며 바다를 향해 줄달음친다. 군데군데 전망을 볼 수 있는 바위 봉우리가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거도의 진풍경을 잘 전달해 준다. 가거도에는 독실산의 또 다른 가지인 회룡산이 있다. 회룡산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가거도항을 가까이에서 조망하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이다.
가거도 2구마을인 항리마을 포구에 배를 대고 제법 가파른 임도길을 오르니 좌측에는 웅장한 독실산의 능선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푸른 바다가 확 트이니 기분이 너무나 상쾌했다. 이 길은 가거도의 주 도로로써 가거도를 동서로 연결해 준다. 향리마을은 다시 말해 우리나라 최 서남단에 위치한 마을인 셈이다.
가거도 2구 마을 경로당에 잠시 들렸으나 어르신들이 안 계셔 오후에 봉사 할 작정으로 일단 산을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가거도 1구마을인 대리마을로 가는 길은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스카이웨이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가파른 독실산의 절벽 아래로 산 물이 흐르고 우측 바다는 낭떠러지 밑에 푸르게 빛났다.
한 참을 걸으니 가거도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삼거리에 서 있었다. 이곳에서 우측 길로 내려서면 가거도항과 회룡산으로 가고 좌측 길로 올라가면 가거도 3구마을과 독실산으로 간다. 나는 좌측으로 올라가 독실산 주 능선을 타고 가거도항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KT 송신탑을 향해 숲길로 들어서니 우거진 산림오솔길이 나타났다. 가슴속이 시원해졌다.
주 능선 길을 따라 걷는 별미 중에 최고는 역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가거도의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여자의 허리 곡선처럼 해안선의 모습이 완만하게 산과 어울려 멋진 경치를 뽐내고 있었다. 사진기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무아지경이었다.
가거도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이르니 옹기종기 마을 집들이 작은 언덕 밑에 자리하고
아담한 해수욕장과 바다에 떠 있는 멋진 바위들이 저마다의 폼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서로 어울려 사는 듯했다.
마침내 가거도항으로 내려왔다. 목이 칼칼하니 막걸리 생각이 났다. 수소문 하니 진로상회 막걸 리가 유명하다 하여 찾아가 맛도 보고 주인아주머니하고 세상사는 이야기도 같이 나누니 마치 내 집 마루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함이 밀려왔다. 육지에서 제법 등산객들도 많이 오고 모텔이나 펜션도 제법 생겨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이제 다시 항리마을로 향했다. 처음에 찾아갔던 경로당에 이르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어르신들과 대화도 하고 봉사를 통해 보람을 나누니 산행의 기쁨이 더 배가 된 것 같았다.
가거도의 아름다운 모습은 꽤 오래 머리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한 번은 꼭 가 봐야 할 곳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천천히 가거도의 모든 것을 여유롭게 답사 한다면 아마 좋은 추억으로 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항리에서 삿갓재를 거쳐 독실산정상으로 향하다가 우측 주능선을 따라 가거도항으로 고고!
바다에서 본 항리마을 포구. 위로 오르는 길이 보입니다.
항리마을은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마을이랍니다.
항리마을 언덕에서 내려다 본 바다.
대리마을 가는 멋진 해안선과 임도길.
최서남단 항리마을. 폐교가 보입니다.
독실산 능선.
바다와 해안선이 너무 멋지죠?
케이티 너머 독실산 정상이 보이네요.
달뜰목.
바다와 절벽. 그리고 하얀 배. 물 색깔이 너무 곱네요.
내려다 본 가거도항입니다.
대리에서 항리로 가는 길.
막걸리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