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구름따라 40(새해 신년 산행: 계명봉->장군봉->질메->호포마을)
일시: 2011년 1월 1일(토)
코스: 경동아파트->계명봉수대->계명봉->장군평전->장군봉->질메삼거리->호포역
새해 첫 날 신묘년이다. 토끼처럼 산을 누비며 올 한해를 즐겨야겠다. 첫 시작 만큼 날이 무척 맑고 상쾌하다. 바람은 차갑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범어사 지하철역에서 내려 경동아파트에 오니 산행 이정표가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이름하여 금정산 제1 등산로이다. 이 코스는 아파트를 시작해 계명봉->고당봉에 이르는 호젓한 능선길이다. 이 코스의 특징은 봉수대 지나 계명봉 정상 바로 밑 계명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금정산 주 능선의 조망권이다. 참으로 시원하고 상쾌하다. 마치 가슴이 뻥 둘린 것 같다.
동해 쪽으로 눈을 돌리면 멀리 해안선을 따라 솟은 올망졸망 산들이 연이어 서 있다. 회동수원지와 광안대교도 보인다. 이 전망대에는 품격이 높은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소나무 사이로 고당봉이 눈부시게 보인다. 밑으로 눈을 돌리니 범어사가 아늑히 자리 잡고 있다.
계명봉은 600M의 독립된 봉우리다. 정상부 모습이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여자의 가슴처럼 불록하다. 장군봉으로 가기 위해서 금정산쪽 내리막길을 가면 고당봉 가는 길에서 우측 장군평전으로 가는 길이 연결된다. 뒤 돌아본 계명봉이 아담하다.
장군봉 가기 전 약 두 군데의 전망대를 만나는데 이곳 조망권도 아주 멋지다. 멀리 천성산의 아름다운 능선미가 시원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철탑이 있어 고당봉쪽 풍경이 흠이라면 흠이다. 장군평전에 이르니 억새가 춤을 춘다. 광활한 평전이 펼쳐진다. 장군봉 까지 이어지는 평전은 말 잔등처럼 여유롭고 포근하다. 그러나 날이 춥고 거친 바람이 분다.
장군봉 정상에 섰다. 734M이다. 온 사방으로 조망이 확 트인다. 북으로는 오봉산 토곡산을 지나 멀리 영남 알프스 준령들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낙동강 일대의 김해의 산들이 멋들을 낸다. 장군봉 뒤로 금정산 주봉 고당봉이 우뚝 서 있고, 동쪽으로는 동해의 명산 달음산이 우람차다.
장군봉에서 질메 삼거리까지는 아기자기 미니 공룡길이 나온다. 뾰족바위를 타고 가는 맛이 기가 막힌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자칫하면 다치기 십상이다. 우측은 급경사 낭떠러지다. 자연이 만들어 낸 걸작품들이 여기저기 자태를 빛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 미니 공룡 길은 길지가 않아 얼마 후 끝난다.
마침내 질메 삼거리에 도착했다. 장군봉에서 약 3.8Km의 거리다. 이곳 쉼터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임도를 따라 호포마을 삼거리 이정표까지 가서 바로 호포역 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이 거리도 7.2Km로 만만치는 않지만 내가 걸어온 주 능선 길을 바라보며 따라 가는 맛을 즐겨보기 위함이다.
산행과 달리 임도 길은 마음 편히 긴장을 늦추며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좋다. 산행은 곳곳에 숨어있는 위험 인자가 있지만 임도 길은 우선 안전하다. 유유자적 할 수 있다. 역으로 내가 걸어 온 길을 다시 올려다보며 걷는 느낌이 참 좋다. 마치 무언가를 성취한 느낌이다. 나만의 만족감이라 할까!
장군능선과 고당봉이 임도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재미가 솔솔하다. 군데군데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호포마을로 내려가는 삼거리 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바로 산길을 따라 호포역 으로 내려가니 낙동강 너머 서쪽으로 해가 지고 있다. 노을이 아름답다. 새해 첫날의 산행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올 한해도 멋진 우리나라의 자연과 같이 동화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린 라인을 따라서 새해 첫 걸음을 하였습니다.
범어사 가기 전 경동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금정산 제1 등산로 이정표.
고당봉이 보입니다. 부산의 제1봉입니다.
계명봉 정상 바로 밑 전망대에서 보는 금정산 주 능선은 황홀합니다.
제가 가야 할 장군봉이 보이네요. 장군평전의 억새도 춤을 춥니다.
장군봉 가기 전 고당봉이 살짝 보입니다.
가야 할 코스가 미리 보입니다.
절벽바위.
질메쉼터에서 임도를 따라 역순으로 해서 다시 호포역으로 하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