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구름따라/발길따라, 구름따라50(지리산)

발길따라, 구름따라 50(50회 자축기념 산행->지리산)

riverangio 2011. 2. 28. 11:58

 

 발길따라, 구름따라 50(발길따라, 구름따라 50회 자축기념 지리산)

 일시: 2011년 2월26~27일(토,일)

 코스: 중산리->순두류->법계사->칼바위->중산리


 지리산은 진주에서 근무할 때 몇 번 오른 적이 있지만 부산으로 와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지리산을 다시 찾는 의미로 가고 싶었다. 산에 오르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 지혜로운 사람만이 오를 수 있다는 지리산. 민족의 영산임이 틀림없다. 20번 국도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 백두대간의 시발점이자 종착역인 이곳 지리산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은 가고 싶은 산이기도 하다.


 일기예보에는 지리산에 폭우가 내린다고 한다. 전날 밤 까지 날이 총총한데 은근히 날씨 걱정이 된다. 2월부터 4월까지 주요 지리산 등산로는 봄철 산불 예방 기간이라 입산이 통제되어 있다. 그래서 택한 코스가 중산리. 지리산을 최단시간에 오를 수 있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제일 선호하는 코스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는데 안 갈 수가 없다.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물안개 운무로 마치 신선에 오른 것 같다. 비는 오지만 바람이 그리 불지 않고 날도 포근한 편. 아침을 먹고 본격 산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날이 안 좋아도 중산리는 이미 많은 사람으로 점령당해 있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주차장에서 자연학습관 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법계사에서 신도들을 위해 운행하는 버스인데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정해진 요금은 없고 자기 형편대로 알아서 요금 통에 넣으면 된다. 수시로 운행한다. 자연학습관 까지는 약 3Km이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법계사 이정표를 보고 어느 정도 올라가니 온통 진흙과 눈이 내리는 비에 녹아 시내를 이루고 있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계곡의 물소리도 제법 우렁차다. 그동안 추운 날씨에 누적된 눈얼음이 빗물에 녹아내려 일시에 계곡으로 밀려들어 거칠게 내려간다.


 로터리 산장 에는 이미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취사장에는 점심을 먹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내리는 비는 제법 줄기가 굵다. 여기서부터 법계사는 약 50M. 법계사는 해발이 1400M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로 더 알려져 있다. 천왕봉을 오르는 등산로 코스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어 누구나 꼭 한번쯤 들리는 절이다.


 법계사를 둘러보고 천왕봉을 갈려고 하니 갑자기 폭우가 내린다. 법계사에서 천왕봉 정상까지는 2Km.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등산객들이 칼바위 쪽으로 하산한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한참을 관망해도 천왕봉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없다. 비도 많이 오고 은근히 걱정이 된다.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결국, 안전을 위해 중산리로 다시 내려가기로 마음먹는다. 칼바위 쪽 하산 코스는 계곡 코스로 제법 내리막이다. 계곡물도 그사이 엄청 불어 모든 것을 쓸어내린다. 내리는 비에 물안개가 겹쳐 지리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 할 수 없어 못내 아쉽다. 또한 폭우로 인해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을 만나지 못하고 내려왔다는 섭섭함이 겹쳐 산을 타고서도 마음 한편이 편안하지가 않다. 다음에 다시 천왕봉을 만나리라! 천왕봉 자네는 영원히 그 자리에 서 있을테니! 기다리시게^^ 

 

20번 국도가 지리산에 막혀 더 이상 못가는 중산리. 중산리 집단시설지구 맨 위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주차비 4000원 받습니다.

셔틀버스가 자연학습관 까지 갑니다. 칼바위 코스로 가시는 분은 탈 필요없고 조금 걸으면 바로 좌측으로 등산로가 있습니다.

로터리산장입니다. 옆에 취사장이 있어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법계사로 오르는 길. 바로 좌측이 천왕봉 오르는 코스. 약 2Km.

바위 위에 솟은 3층 석탑.

   순두류쪽에서 올라와서 칼바위로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