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북한산(구기동 삼거리) 가는길1

riverangio 2009. 3. 19. 08:33

 

 

 북한산 가는 길 1


 일요일의 구기동 삼거리는 등산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 내려 자

하문길로 들어서 첫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구기동 삼거리에 도착해서 서북방향의 산쪽을 쳐다보기

만 해도 벌써 가슴이 설렌다. 향로봉(일명 삼지봉)이 촛대

처럼 뾰족이 하늘 가운데에 솟았고, 그 옆으로 비봉, 사모

바위, 승가봉, 문수봉을 우뚝우뚝 세운 비봉능선이 그림처

럼 길게 뻗었다. 이 비봉능선은 대남문까지 이어졌는데 대

남문의 뻥 뚫린 문도 보인다. 그 바로 옆 오른쪽에는 보현

봉이 웅장한 자태를 한 껏 뽐내고 있다. 마치 산봉우리는 이

렇게 생겨야 한다고 자랑하듯이.....


 대남문, 문수사, 문수봉, 청수동암문, 비봉능선, 승가사, 향

로봉, 비봉 등이 구기동 삼거리를 출발지로 하는 1차 등산

목적지들이다. 코스는 크게 대남문~ 승가사~ 탕춘대능선 3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사자능선도 넣는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등산의 집합처로 번잡해진 구기동이

지만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적한 시골이었다. 승가사로

오르는 길도 혼자서는 무서울 정도였다. 신영상가에서 구기

터널 입구 삼거리까지 시원하게 뚫린 넓은 자동차 길은 맑

은 물이 흐르던 큰 개천이었다. 세검정초등학교 정문에서 주

택들 사이로 산수약국에 이르는 길인데 개천 왼쪽 둑방길이

었다. 


 자두와 앵두나무가 많았던 구기동 골


 이 일대에 이렇게 자두가 많았던 데에는 재미있는 설화 하

나가 전한다.


 신라 말기의 중 도선은 풍수지리의 대가였고 고려 태조 왕

건이 나라를 세울 때 스승이었다. 도선은 이런 말을 남겼다.

“훗날 고려 왕씨를 이을 사람은 이씨이고 한양에 도읍할 것

이다.” 라고. 그래서 고려는 장군 윤관을 시켜서 한양에 오얏

나무를 많이 심도록 하고 그 나무가 자라면 베어 버리고 또

자라면 또 베어버리곤 했다. 이씨의 이가 오얏나무 이(李)였

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이씨의 왕기를 죽였다는 것이다.

오얏은 자두의 비표준어이고 그때부터 자두나무를 심기 시작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얼마 전 까지도 자두나무가 많았

던 것은 사실인데 이제 옛날 이야기로 묻혀버렸다. 추억일 뿐이다.


 이 구기동 기점의 등산 코스 중에는 탕춘대능선, 승가사길, 대남문

코스, 사자능선이 단연 인기 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