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구름따라/발길따라, 구름따라 69(영남 알프스)

발길따라, 구름따라 85(영남알프스 고헌산)

riverangio 2011. 12. 26. 09:13

 발길따라, 구름따라 85(영남 알프스 고헌산)

 일시: 2011년 12월 25일(일)

 코스: 신기마을입구->고헌사입구->능선->정상->산불초소->숲이마을

 

 전날 간단히 이기대 워밍업을 하고 일요일 겨울산행의 진미인 영남 알프스 고헌산을 찾았다. 날씨가 엄청 춥다. 칼바람이 분다. 아침 일찍 배낭과 카메라를 들고 노포동 터미널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전철 안 에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40-50대 중장년층이다. 한창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무게감들이 그분들 표정에서 엿 볼 수 있다. 나도 물론 그분 들 중 하나 이지만 웬지 모르게 미안한 감이 든다.

 

 터미널에서 언양 행 직행버스표를 끊고 나서 근처 식당에서 시락국밥을 시켜 놓고 몸을 녹이고 있으니 훈훈한 열기가 온 몸에 퍼진다. 약 20분 간격으로 언양 행 버스가 다녀 산꾼들에게 있어서 영남알프스는 아주 즐겨 찾는 단골 코스이기도 하다.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1713번 좌석버스나 후문입구에서 807번 일반버스를 타고 신기마을 입구 정류소에 내리면 본격적으로 고헌산 산행이 시작된다. 내리자마자 칼바람이 몰아치는데 정신이 얼얼하다. 부산의 겨울 날씨 치곤 제법이다.

 

 고헌사라는 이정표를 보고 큰 길 가를 직진하다 보면 정면에 고헌산의 웅장한 능선이 바로 눈 앞 가까이에 펼쳐진다. 겨울 산답게 정상의 굴곡이 깔끔하게 보여 진다. 고헌사로 가는 임도를 버리고 좌측 능선을 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에서부터 정상까지는 단조로운 오르막의 연속으로 급히 가다가는 아마 심장이 터질 정도로 긴 오르막 구간이다. 난 아주 천천히 여유를 부리며 걸어간다. 요즘 산에 맷돼지가 설친다는데 홀로 산행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소방울과 스틱을 차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영남 알프스의 맏형 가지산의 위용이 드러난다. 주위의 모든 산들이 차가운 바람 속에 선명히 드러난다. 칼바람이 부는 정상에는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이 늘 있게 마련이다. 하기사 그들 중 나도 한사람이다.

 

 손가락이 금방 마비될 정도로 강풍이 불어오니 좋은 풍경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눈으로 감상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몇 커트를 찍는데 성공했다. 카메라도 얼 정도이니 정말 추운 날씨이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영남 알프스의 산군들을 다 조망 할 수 있다.

 

 주 능선의 칼바람을 피하고자 우측 산불초소를 거쳐 주 능선을 버리고 언양방향 지능선을 타기로 했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하늘색이 너무 아름답다. 겨울답게 앙상한 가지만 남은 수목들이 추위에 몸을 떤다. 내가 힙겹게 올라왔던 능선이 오른쪽에 나타나고 그 너머 가지산의 위용이 다시 한번 그림처럼 그려진다.

 

 24번 국도상의 숲이마을로 내려서면서 오늘 고헌산의 산행은 끝을 맺었지만 날씨가 추운 관계로 긴 코스를 가지못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렇지만 멋진 겨울산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빨간 라인을 따라서..

고헌산 정상에는 칼바람이 불어옵니다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 주봉이 가운데 우뚝 솟아 있습니다

주봉을 조금 당겨보았습니다

날이 추워 산꾼들이 많지는 않네요

하산길에 뒤돌아본 가지산

진행방향인 산불감시초소. 진행방향 우측에서 겨울북풍이 몰아칩니다

가야 할 언양방향 지능선길이 보이네요

파란 하늘이 상쾌합니다

 

 

 

 

다시 본 가지산

고헌산 진달래밭

진달래 군락지

차리저수지

 

 

 

 

 

 

 

내려온 길 발자취

뒤돌아본 고헌산 정상

 

고헌산을 내려와서 다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