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대

봉화산 몸풀기와 백운대

riverangio 2006. 11. 13. 06:42
봉화산 몸풀기와 백운대(836M)

  일시: 2006년 11월 11일 빼빼로 데이(토)

  아침에 눈을 뜬 시각이 정확히 6시 40분. 고양이 세수와 토끼 양치질을
 하고 새벽도둑(?) 같이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집안 식구 깨우기 싫어 살
금살금 집을 나서는데 우리집 내무장관 벌써 알아차렸는지 "이번은 어디
산이요"? 한다. "응 간단히 산책". 하며 집을 나섰다.

 약간 싸늘하지만 맑은 하늘은 산행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7호선 노원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태능역에서 봉화산행 6호선으로 갈아타고 4번출
구로 나와 신내동근린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7시 20분.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이란 어느산이든 자기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이름 모를
작은 뒷동네 산 에서부터 그 유명한 천하명산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마음
속에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는 것은 참으로 산은 인간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며 여유와 느긋함을 베풀어 준다는 사실이다.

 봉화산은 사방이 도시의 빌딩과 아파트 군에 포위된 낮은 구릉(해발 약
200M)이지만 그 나름대로 아기자기 하다.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효자효녀산이다. 각종 체육시설과 잘 다듬어진 등산로로 인
해 가족단위 산책코스로는 그만이다. 

 근린공원 우측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등산로 좌우로 주말농장이 펼쳐
진다. 감나무와 각종 채소류(무,배추 등등) 등엔 고유팻말이 걸려있다.
이 팻말만 없으면 전형적인 시골 전원 마을 같은 느낌이 든다. 잘 정돈 된
묘지를 지나 배드민턴장 좌측을 끼고 올라가니 봉수대가 보인다. 봉수대
밑에선 이미 춤판(?)이 벌어졌다. 이름하여 아침에어로빅쇼다. 중년의아
줌마들이 열심히 몸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올려고 한다.
하산 코스를 태능중학교로 잡아 내려 온 후 먹골역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을 챙겨 먹고 내무장관 휴가증(?)을 받고 먹거리 챙겨 본격 오늘의 
산행을 위해 우이동으로 향했다. 날씨 또한 쾌청하여 기분이 좋다. 약간
쌀쌀한 날씨에 시야가 확 트이니 오늘 산행은 기대가 된다. 오전 10시30
분 나의 산 여정은 시작되었다. 

 우이동에서 도선사를 거쳐 백운대로 바로 오르는 코스가 있지만 너무 짧
고 소귀천계곡을 그냥 놔 둘수 없어서 좀 멀더라도 돌아가기로 하고 좌측
소귀천 매표소쪽으로 하여 계곡길로 들어섰다. 가을가뭄이 심해서 그런지
수량은 적지만 나름대로 물소리가 들린다. 단풍 또한 멋지다. 천천히 발걸
음을 옮기면서 자연과 하나가 된다. 마치 속삭이듯 자연의 품에 안긴다.

 대동문에 올라섰다. 여기서부터는 대동문성벽을 따라 서울시내를 바라보
며 올라가는 것이 최고의 별미이다. 저 멀리 불암산, 수락산의 자태가 아름
답다. 동장대, 용암문을 거쳐 위문에 이르니 그 풍경은 가히 천하명산임을
자랑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를 합쳐
삼각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우뚝 솟은 이 암봉과 더불어 노적봉, 도봉산의
자운봉, 선인봉, 만장대, 그리고 오봉 등등이 저마다의 기기묘묘한 형상으
로 서 있다. 그 반대편 저 멀리로는 수락산의 암봉과 불암산의 암봉이 시
야에 들어 온다. 

 위문에서 백운대 정상코스는 바위코스로써 아기자기한 멋과 위험한 맛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가끔 어린 청소년들이 운동화 차림으로 올라오는
데 넘 아찔해 보여 마음 아프다. 드디어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펼쳐진 주
변 경치는 글로 쓰기엔 역부족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로 리턴하여 대남문코스를 잡았다. 백운
대에서 바로 우이동으로 빠지는 하산코스가 있지만 짧은 관계로 내 발걸음
은 이미 대남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등산로 중간중간 경치 좋은 망루에 올
라 밑을 내려다 보는 기분은 내가 마치 장군이 된 기분이다. 대남문에서 휴
식을 취하고 구기동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았다. 비봉까지 갈 생각이었으
나 날이 살살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머지 구간은 다음 산행으로 미루고 구
기 분소매표소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구기계곡 코스 또한 좌우로 경치가 아름답다. 깍아지른 절벽 사이로 수목
이 울창하다. 우측 문수암은 커다란 바위위에 작은 바위가 안쳐져 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기기묘묘하다. 마치 큰바위 위에 모자를 씌운 것 같다.
구기계곡 또한 맑고 푸르러 등산객의 심신을 달래준다. 드디어 구기분소
매표소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 시간은 오후 6시였다. 멋진 하
루를 준 자연에게 감사하며........

코스: 소귀천매표소-대동문-동장대-용암문-위문-백운대-대남문-구기
         분소매표소(산행시간: 5시간 30분:휴식및 점심포함)

 들머리: 지하철 4호선 미아역이나 수유역에서 우이동행 버스로 종점도착
 날머리: 구기분소 매표소 지나 큰길에서 버스이용 경복궁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