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구름따라/발길따라, 구름따라19(양산 천성산 노전암)

발길따라, 구름따라 19(양산 천성산 노전암-내원사)

riverangio 2010. 6. 30. 13:49

 발길따라, 구름따라 19(양산 천성산 노전암)

 일시: 2010년 6월 29일(화)

 코스: 내원사주차장->노전암->내원사주차장->내원사계곡


 노전암은 절밥으로 유명하다. 우연한 기회에 신문을 보다가 노전암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다른 기사보다 절밥에 대한 기사가 머릿속에 쏙 들어왔다. 그래서 그 절밥을 꼭 먹고 싶었다. 나물 종류만 약 20여 가지 되는데 너무너무 맛이 좋았다. 사연은 이렇다. 어느 등산객이 노전암 뒤 산길을 헤매다가 구사일생으로 절에 도착 허기진 배를 스님이 한상 멋들어지게 차려준 절밥으로 원기를 회복하였다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노전암의 절밥이 유명해졌다 한다.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공양만 한다하니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노전암 가는 길은 너무 좋았다. 내원사입구 넓은 주차장에서 왼쪽 계곡을 끼고 산속 숲길을 거쳐 약 3-40분 거리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절도 절이지만 내 맘에 쏙 든 건 절 앞마당이었다. 포근하고 넓은 앞마당에는 벤취와 통나무탁자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주변 나무도 많아 시원함을 선사해 주었다.


 노전암 가는 길 중간에 천성산의 공룡능선으로 오르는 등산 이정표를 보았다. 천성산을 그동안 몇 차례 다녀오긴 했지만 공룡능선 코스는 가본 적이 없어서 발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한 여름의 산행은 정말 망설여진다.


 노전암의 스님들은 비구니스님이다. 그래서 그런지 먹어 본 절밥은 보통 우리 입에 익숙한 맛이 아니라 조미료를 쓰지 않은 담백한 나물 종류의 식단이었다. 콩잎, 메밀묵 무침, 매실장아찌와 이름 모를 나물들이 제각각의 독특한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식당 겸 주방으로 이루어진 사랑방 앞에 진열된 장독대가 절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듯 각종 장독이 나란히 서 있었다.


 맛있는 절밥을 한 그릇 반이나 뚝딱 해치우고 다시 발길을 돌려 내원사 코스로 향했다. 내원사로 가는 길은 예전에는 시멘트길 이었는데 지금은 아스팔트길로 변해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사찰이 된 것이다. 내원사계곡은 전국적으로도 너무 알려져서 많은 등산객과 행락객들이 찾아온다 한다.


 내원사계곡에 발을 담그고 동동주 한잔을 시켜 먹으니 온 세상이 내 것 같다. 시원한 물소리에 시가 저절로 나오는 듯 하다. 내친김에 돗자리도 하나 사서 계곡 옆에 깔고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한 숨 푹 잤다. 몸이 개운하고 숲의 정기를 받는 듯 하다.


 평일에 찾은 노전암 가는 길과 절밥, 그리고 조용한 평일의 내원사 계곡. 여유와 낭만을 느긋하게 누릴 수 있는 멋진 하루였다.


 부산 명륜동 지하철역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내원사입구에서 내려 약 30분 정도 걸으면 내원사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노전암 가다 바라본 암봉

 노전암 입구 정족산 산행 안내도.

 노전암 입구

 

 

 노전암 노송

 

 

 노전암 장독대

 천성산 계곡